[ 그림을 채색하여 완성하고 전기가마에 소성하기 전의 상태 ]
이 글은 개인적으로 작은 작업실을 갖추고 도자기를 만들어 보고 싶은 초보자 분들을 위한 내용입니다.

우선 도자기 핸드페인팅이라고 하는 일종의 공예 분야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도구들의 준비와 작업의 전체 흐름을 개략적으로 파악해두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도구(장비)와 관련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핸드페인팅된 도자기를 만드는 공정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하여 많은 분들이 취미생활로 즐깁니다. 누구나 매일 집에서 보는 도자기류였지만 필자가 처음 이 도자기 핸드페인팅과 관련한 생산현장을 보았을 때는 무척 생소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자기하면 흰수염 난 분이 개량 한복 비슷한 옷을 입고 정한수 떠다놓고 고사를 지낸뒤, 커다란 봉우리를 가진 흙가마에 장작을 지피고 있는 그런 모습을 상상 했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깔끔하게 생긴, 아니 그냥 전자제품같은 박스하나가 도자기를 구워낸다는 사실에 살짝 놀라웠습니다. 그것은 전기가마였죠. 전기! 전기로 도자기를 만든다고?! 생산현장에선 '전기로'라고도 하는 이 전기가마는 가스가마나 전통가마(장작가마)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깔끔하고 쾌적한 작업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데요, 제게는 신세계와 같은 기계였습니다. 이 정도면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전기가마들 ]

우선 핸드페인팅된 도자기 만드는 것을 즐기려면 도자기를 구워낼 이 가마라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공방에 요금을 주고 맡겨도 되지만 여러가지로 불편한게 사실이죠.

전기가마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하는 이유는 가정에서나 아니면 작업실에서 핸드페인팅작업이라든지 아니면 흙성형 작업을 아무리 잘 하더라도 가마가 없으면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가 없으므로 꼭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조건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전기가마는 50리터(업계에서는 루베라는 단위를 쓰기도 합니다.) 용량까지는 가정용으로도 쓰기에 적절한데요, 전기계산을 해보고 소성(도자기를 굽는것)계획을 잘 잡으면 집에서도 전기누진료 없이 충분히 사용할 수가 있고 국산, 외산 등 여러가지 종류의 전기가마들이 있지만 가마의 용량이 같다면 큰 차이 없이 대동소이 합니다. 아마도 계약전력을 변경할 수 없는 아파트 등에서는 좀 더 적은 소비전력을 쓰는 미니전기가마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가마는 환기장치만 적절히 갖추면 실내에서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고 설치가 용이한 장점이 있지만 대다수가 산화소성만 가능하여, 환원소성 및 소성중 가마내부 연소 분위기의 모호성을 통한 요변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은 근본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자기 핸드페인팅만 할 용도라면 전기가마만 있으면 되고, 요즘은 연료 연소형 가마처럼 충분하지는 않지만 연소제를 활용하여 환원소성이 가능한 산화/환원 겸용 전기가마도 시중에 나와있기 때문에 환원소성이 꼭 필요한데 실외공간(가스 저장용기용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사용자라면 고려해볼 만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마를 구매하기 전 경제성(비용)과 효율성(나의 생산량), 목적성(무엇을 주로 만들지)을 생각해보고 자신의 용도에 맞는 가마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 소성 후 완성된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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